
# 1. 'HR의 시간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슈피겐코리아 인사지원실의 한가로운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어김없이 메신저 알림이 울리기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연차는 어떻게 신청하나요?"
"혹시 주차는 어디에 하면 되나요?"
“결혼 예정인데, 지원받을 수 있는 복리후생제도가 무엇이 있나요?"
쉴 새 없이 울리는 메신저 알림, 그리고 매일 반복되는 비슷한 질문들. 어느덧 팀원들의 손가락은 Ctrl+C, Ctrl+V를 기계처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조직의 성장을 돕는 전문가’ 라는 입사할 때 꿈꿨던 인사 담당자의 모습은 이후 쏟아지는 문의의 파도 속에서 희미해져 갔습니다.
회사가 성장하고 동료가 늘어날수록, 역설적으로 팀의 성장은 멈추는 듯 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반복되는 질문에 답하다 보면, 정작 풀어야 할 중요한 문제—‘어떻게 하면 최고의 인재가 슈피겐에서 최고의 경험을 할 수 있을까?’—에 집중할 시간은 사라져 있었어요.
인사 전문가로서 조직의 '넥스트 레벨'을 고민해야 하는데, 핵심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몰입하기 어려웠습니다. 동료들의 불편함은 물론 인사 담당자의 성장까지 정체시키는 이 반복적인 업무의 고리를 끊어낼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더 친절하고 상세한 가이드북을 만들수록, 정보를 찾는 수고로움 때문에 오히려 담당자에게 질문이 몰리는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문제는 정보의 양이 아니었습니다.
핵심은 ‘접근성’이었어요.
임직원에게 더 자세한 가이드를 제공하기보다 가장 편리한 방법으로 개인적인 궁금점을 해소할 수 있도록 관점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 2. 작은 질문에서 시작된 변화, AI 챗봇 SIA 프로젝트
"어떻게 하면 인사지원실도, 구성원도 생산적으로 업무시간을 사용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거창한 시스템 구축 대신,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변화'부터 시도해보기로 했어요. 그렇게 AI 챗봇 'SIA (Spigen Intelligence Agency)' 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SIA는 구성원들이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구글챗과 먼데이닷컴, 그리고 한국어 인식률이 가장 좋은 LLM 모델인 Claude를 기반으로 슈피겐에서 자체 구현한 AI 챗봇입니다.
기존 챗봇은 키워드를 트리거로 문서를 제공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휴가”라고 검색하면 관련 규정 문서들이 한 번에 제공되었죠. 때문에 직원들 입장에서는 필요한 내용을 직접 찾기보다 담당자에게 확인 하는게 더 편리했습니다.
하지만 SIA는 사용자의 질문을 AI가 이해하고 답변하는 자연어 처리 기반 챗봇으로 만들어 졌어요. 학습된 규정에서 질문과 연관된 사항을 찾아 맞춤형 답변을 해주기 때문에 담당자에게 직접 문의하는 빈도가 줄었어요. 궁금한 점은 언제든 질문하고 개인화된 답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인사지원실 내에 개발 전문 인력 없이 진행하는 프로젝트. 슈피겐에서 ''도전'은 늘 '성장'의 기회였습니다.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일단 빠르게 시도한다' 는 철학에 따라, 팀원들은 Chat GPT, Gemini, Claude 등 다양한 LLM 모델을 테스트하며 가장 적합한 것을 찾았어요.
회사 자체 개발이 가능한지, 외부 솔루션을 통해 구축할지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검토했습니다.
그 결과 사내 IT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체 개발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고, 생성형 AI를 통한 챗봇 구현 방법을 함께 스터디하며 SIA 설계에 몰두했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막막했습니다. AI 챗봇을 만든다는 게 가능할까 싶었죠. 하지만 ‘우리의 문제를 우리가 가장 잘 안다’는 믿음 하나로 부딪혔습니다. AI가 잘못된 답변을 내놓을 때마다, 마치 신입사원을 가르치듯 규정 문서를 수정하고 다시 학습시켰습니다.
그 과정 자체가 우리 팀에게는 엄청난 성장이었습니다.” - 인사지원실 이원식 프로 -
프로젝트 팀은 챗봇 답변의 정확성을 위해 인사 관련 규정 60개 이상을 학습시킨 후 LLM별 답변 테스트를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Claude가 가장 정확한 답변을 한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이후 잘못된 답변이 나오면 AI가 인식 및 학습하기 쉬운 문서로 수정 후 다시 테스트 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답변의 완성도를 높여 나갔습니다. 또한 프롬프트 수정을 통해 사람이 답변하는 것처럼 톤앤매너를 보완하고, 규정에 근거하여 정확한 답변을 하도록 최적화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매월 200건 이상의 문의를 챗봇이 해결하고 있습니다.
# 3. 문의가 줄어든 자리, ‘성장’이 시작되다.
SIA의 도입은 슈피겐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인사지원실의 업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담당자들은 반복적인 답변에 쓰던 시간을 신규 입사자들의 온보딩 경험을 설계하고, 구성원의 성장을 위한 1:1 코칭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쏟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구성원들의 만족도 역시 높아졌습니다. 개인적인 질문에 대해 규정을 근거로 정확한 답을 빠르게 얻게 되면서, HR 서비스에 대한 신뢰와 만족도가 자연스럽게 올라갔습니다.
궁극적으로 SIA 프로젝트는 슈피겐의 ‘일하는 방식’에 대한 철학을 증명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기술은 사람이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하여 자신의 잠재력을 Unlock하도록 돕는 도구'라는 것. 비전문가도 열정과 협업으로 혁신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입니다.
SIA의 출시는 하나의 마침표가 아닌, 새로운 문장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슈피겐에서는 HR에서 먼저 검증한 AI챗봇을 기반으로 IT, 재무, 법무 등 다양한 부서에서도 SIA를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 부서의 작은 시도가 조직 전체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변화. 슈피겐코리아는 오늘도 Next Level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WORK NEXT LEVEL : Unlock Yourse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