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웨어러블 및 아웃도어 제품 디자이너 최유선입니다.
제가 디자인한 제품 중 애플 워치 스트랩, Dura Pro Armor의 디자인 여정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제품은 메탈, TPU, 나일론(또는 인조가죽)을 결합한 3중 소재로 구성된 첫 하이브리드 스마트 워치 밴드로 격렬한 아웃도어 활동에도 끄떡없도록 내구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Dura Pro Armor의 시작
Dura Pro Armor는 ‘애플 워치 울트라(Apple Watch Ultra)’를 타겟으로 만든 스트랩으로, 극한의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내구성과 기능성을 강조한 제품입니다. 애플 워치 울트라 자체가 ‘탐험 및 모험’을 즐기는 사용자를 위한 모델인 만큼, 이에 걸맞는 최적의 스트랩을 기획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고객이 스트랩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를 분석하기 위해 우선,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의 리뷰를 점수별(1~5점)로 분류하였습니다. 그 결과, 소재 자체의 내구성이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나타났으며, 차별화된 디자인도 주요한 요소로 확인됐습니다. 또한, 슈피겐의 주요 판매 채널인 아마존 시장에서는 기본적으로 가격 경쟁력도 중요한 요인이었죠.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슈피겐의 기존 워치 스트랩 라인업과 경쟁사 제품을 비교하며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을 설정했습니다.

Dura Pro Armor의 디자인 핵심: 연결성, 사용성, 확장성
앞서 설명드렸듯이 애플 워치 울트라는 제품 소개에서도 “궁극의 스포츠 및 모험용 시계”라고 강조할 만큼 아웃도어 활동을 위한 제품이에요. 따라서 Dura Pro Armor 역시 아웃도어 스포츠 애호가들을 위한 스트랩으로 디자인되었습니다. 주요 고객층은 산악, 캠핑, 해양 스포츠 등의 활동을 즐기며, 스타일과 실용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특징이 있었죠.
이를 바탕으로 페르소나 리서치를 통해 고객 니즈를 분석하여 세 가지 핵심 디자인 포인트를 설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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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결성 : 디자인의 조화로움
먼저, 애플 워치 울트라의 티타늄 소재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디자인입니다. 메탈 기어, 리벳, 스크류 같은 디테일은 아웃도어 툴에서 영감을 받아 견고함과 강인함을 강조했죠. 또한, TPU 밴드 내부에는 통기성을 높이는 음각 패턴을 적용해 디자인의 통일성을 유지하면서도 기능적 디테일까지 신경 썼습니다.

2. 사용성 : 세심하게 고려된 착용감
스마트 워치 밴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착용감이죠. 최상의 착용감을 실현하기 위해 다음의 두 가지 디자인 요소를 반영했습니다.
- 상하단 메탈 결합부 위치 변경 : 초기 디자인에서는 밴드 하단에 상단, 하단의 결합 부분이 있었으나, 손목의 체모가 끼일 가능성을 고려해 측면으로 이동했습니다.
- 히든 락 (Hidden Lock) 기술 적용 : TPU 밴드 내부 음각 패턴과 맞물리는 히든 락 구조를 설계해, 격렬한 활동 중에도 밴드가 풀리지 않도록 고정력을 강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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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확장성 : 미래를 위한 설계
초기 디자인 단계부터 컬러와 소재 확장 가능성을 생각했습니다.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별도의 추가 금형 제작 없이 TPU 금형을 기반으로 나일론 또는 인조가죽 소재를 추가 본딩하는 생산 방식도 필요했죠. 이를 통해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면서도 보다 가격 경쟁력은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다양한 소재의 스트랩을 금형 추가 없이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했습니다. 이를 통해 최근 기존에 판매 컬러인 블랙 외 다양한 컬러 베리에이션 제품(블랙 에디션, 네이비, 라이트 그레이, 밀리터리 그린)까지 2025년에 출시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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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툴에서 영감을 얻은 디테일(리벳, 스크류 등)부터 사용성을 고려한 세심한 설계, 그리고 확장성을 고려한 전략적 접근까지, Dura Pro Armor는 타겟 고객의 니즈와 슈피겐의 기술적 노하우가 조화를 이룬 제품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도전과 성장의 순간들
Dura Pro Armor의 개발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슈피겐의 3중 소재로 구성된 첫 하이브리드 소재 밴드였을 뿐만 아니라, 당시 시장에서도 유사한 제품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죠. 특히, 애플 워치 울트라가 처음 출시된 시점이라 제품 정보가 부족해 개발 리스크가 컸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명품 브랜드 및 경쟁사 제품 분석, 페르소나 리서치, 리뷰 분석 등 다양한 리서치 방법을 활용했습니다.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닌 데이터 기반의 논리적 접근을 통해 제품 개발의 필요성을 설득하며 프로젝트를 추진했죠. 그 결과, Dura Pro Armor는 슈피겐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 선구적인 제품으로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초기 디자인 과정에서도 시행착오는 있었습니다.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해 테두리를 날카롭게 디자인했지만, 사용자 안전을 고려해 곡선형으로 수정했죠. 그 과정에서 디자인 의도가 일부 희석되었지만, 소비자의 편안함과 안전을 우선한 결정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미적 요소를 넘어 사용자의 경험을 깊이 이해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Dura Pro Armor로 배운 균형의 미학
슈피겐의 제품 디자이너로서 가장 큰 매력은 “연차와 관계없이 직접 디자인한 제품을 시장에 선보일 기회가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이커머스 기반의 빠른 고객 피드백 덕분에 실시간으로 반응을 확인하고 디자인에 반영할 수 있어 개인의 학습 성장 속도가 빠릅니다. 직접 디자인한 제품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때의 보람은 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고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됩니다.
Dura Pro Armor 프로젝트는 디테일과 전체적인 조화의 균형을 배우는 계기였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작은 제품일수록 형태를 먼저 완성한 후 디테일을 더하는 방식이 효과적인 것도 배웠습니다.
앞으로도 시장 트렌드와 고객 니즈를 분석해 ‘고객이 진짜 원하는 제품’을 만들고, 슈피겐의 브랜드 가치를 담은 디자인으로 고객과의 연결을 확장해 나가고 싶습니다.